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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4일, 흐린 날

아파트 정전 사태

어느 날, 아파트에서 예고된 정전으로 전기가 끊겼다. 12시간 동안 정전이 계속될 예정이었다. 컴퓨터를 이용하는 일상을 즐기는 나에게는 밖으로 나가기에 좋은 기회였다.

8시 30분에 정전이 시작될 예정이라는 알림 방송을 듣고 나는 급하게 일어났다. 이와 동시에 수도도 끊어진다는 공지를 들었다. 예고된 정전이지만, 24일으로 알고있었던 나에게 예상치 못한 정전이였다.

신속히 샤워를 마치고 집을 나섰다. 어디로 가야 할까?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은 카페였다. 대학 시절 선배로부터 아인슈페너 커피가 맛있다고 들었던 기억 때문에 항상 카페에서는 아인슈페너를 주문한다.

아인슈페너를 기다리면서 12시간을 카페에서 보내야 하는데 1인 1음료 정책과 종일 머물러야 하는 이슈 때문에 눈치가 보였고 2~3시간에 한번 씩 주문하기엔 적지 않은 비용이 들 것 같았다. 다른 대안을 찾아야 했다. 공간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을 생각하던 중 스터디 카페가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우연히 내가 방문한 카페 건물의 2층에 스터디 카페가 있어서 2층으로 올라갔다. 스터디 카페 입실은 키오스크로 이뤄져서 가입이 필요했고, 회원가입 후 56번 자리로 입실을 신청했다. 그러나 56번 자리를 찾지 못했다.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뉜 스터디 카페 공간을 여러번 왕복해 찾아보았지만 56번 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배치표는 어디에도 없었으며, 카카오 톡으로 받은 안내 문자에도 배치표 정보가 빠져 있었다. 짜증이 밀려왔다.

키오스크로 돌아가 로그인 후 배치표 메뉴를 찾았지만 없었다. 그때 눈에 들어온 메뉴는 자리 변경 메뉴였다. 56번에서 13번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13번 자리에는 콘센트가 없었다. 노트북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충전이 필수였고, 콘센트를 찾아 뒤지지만 발견되지 않았다. 다시 키오스크로 돌아가 보니, 노트북 사용 가능한 공간은 왼쪽 공간이었다. 13번 자리를 오른쪽 공간이였고 다시 한번 더 13번 자리에서 왼쪽 공간인 59번 자리로 변경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59번 자리에서 노트북을 셋팅하려고 했지만, 이어폰을 가져오는 것을 깜빡했다...

 

이어폰을 가져오지 않은 건 오히려 좋았다.
집에 있을 때도 노래를 듣거나 예능을 보느라 코딩에 집중이 잘 안됐었는데 오랜만에 코딩에 집중할 수 있었다.

가끔씩 스터디 카페에서 작업하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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